현대자동차 미국법인은 최근 2018년형 모델 라인업을 발표했다. 신형 엑센트와 엘란트라 GT(국내명 i30), 신형 쏘나타(국내명 쏘나타 뉴라이즈), 코나가 새롭게 투입되며, 아제라(국내명 그랜저HG)를 단종시켰다. 눈에 띄는 점은 아제라의 단종이다.

아제라는 미국시장에서 지난 6월 241대, 올해 상반기 1792대가 판매됐다. 상반기 판매량 1792대는 대형차 세그먼트에서 가장 낮은 판매량이다. 상반기 최다 판매모델은 닷지 차저(4만3153대)가 차지했으며, 닛산 맥시마(3만1519대)가 뒤를 이었다.

아제라의 단종은 미국 대형차 시장의 특수성에서도 기인한다. 혼다는 대형세단 자리가 공석이며, 토요타 아발론의 판매량은 올해 상반기 1만6735대, 기아차 신형 K7은 풀체인지 신차임에도 같은 기간 2655대를 판매해 대형차 세그먼트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내 토종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강세다. 올해 상반기 최다 판매모델에 닷지 차저(4만3153대)가 오른 것과 함께 쉐보레 임팔라(3만1312대), 크라이슬러 300(2만8273대), 포드 토러스(1만9521대), 뷰익 라크로스(1만2308대) 등이 판매 상위권을 차지했다.

아제라의 단종은 이미 그랜저IG의 출시 전부터 미국에서 흘러나왔다. 당시 현대차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랜저의 단종을 얘기하며 "그랜저는 플래그십 모델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북미시장 전용 모델의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네이밍이나 리디자인 신차의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사실상 실패한 모델인 아제라의 단종과 신형 그랜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모델의 투입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선 실패했지만 그랜저HG 기반의 아슬란은 이와 유사한 시도다.

현지 언론은 그랜저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출시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아발론과 플랫폼을 함께 쓰는 렉서스 ES는 렉서스의 볼륨모델로 인기가 높다. 렉서스 ES는 미국에서 매년 중형 럭셔리카 판매 1, 2위를 기록하는 모델로 올해 상반기 2만1800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의 공식 신차 로드맵에 전륜구동 기반의 중형 럭셔리카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한 현대차의 공식 입장도 사실 무근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올해로 출범 2년차를 맞는다. 제네시스 G70 출시와 함께 또 다른 볼륨모델 투입을 고민할 시점이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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