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제품 수입의 형태로 판매되는 국산차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르노삼성 클리오는 549대, 쉐보레 이쿼녹스는 385대 판매되는 것에 그쳤다. 두 모델의 내부 판매목표는 클리오 1천대, 이쿼녹스 2천대 수준이다.

클리오는 지난 5월, 이쿼녹스는 6월 7일부터 판매가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이들 신차의 성패가 결정됐다고 하기엔 이르다. 클리오와 이쿼녹스는 완전히 새롭게 출시될 신차로 소비자들이 구매 리스트에 올려 놓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들 신차의 출시가 지연돼 경쟁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출시를 미루는 사이 경쟁차는 풀체인지 신차를 선보였으며, 후속 모델의 테스트카가 포착되는 등 판매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발생했다. 또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점도 지적된다.

르노삼성은 클리오가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모델 대비 1천만원 낮게 책정됐다고 밝혔다. 1990만원~2350만원의 클리오는 2590만원~2790만원의 푸조 208이나 2840만원에 판매됐던 폭스바겐 폴로 대비 저렴한 가격이나 1천만원대의 현대차 엑센트 디젤 대비 비싸다.

이쿼녹스의 경우 미국에서 3천만원대 중반에 판매되는 이쿼녹스 디젤 프리미어 대비 저렴한 2987만원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파노라마 선루프를 선택하려면 4040만원까지 치솟는다. SUV의 경우 선루프 선택 비율이 대단히 높은 점을 고려하지 않은 옵션 구성이다.

클리오와 이쿼녹스는 각 브랜드에게 있어 부족한 신차 라인업을 채우고,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오는 역할을 해야한다. 클리오는 유럽에서 1400만대가 판매돼 동급 국산차를 압도하는 베스트셀링카다. 이쿼녹스 역시 미국에서 동급 국산차의 판매량을 크게 앞선다.

이들 신차는 디자인과 차량 경쟁력에서 경쟁차 대비 비슷하거나 우수한 수준이다. 다만 가격경쟁력에서 국산 경쟁차에 뒤쳐진다. 손해까지 보면서 저렴하게 팔 수 없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솔린 모델의 도입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관련기사

저작권자 © 탑라이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