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운전에서 가장 두려운 존재, 운전자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대상은 블랙 아이스다. 지난 11월 강원도 원주에서는 차량 20여대가 추돌한 사고가 있었다. 차량들이 속수무책으로 미끄러지며 발생한 사고였는데 원인은 도로 위에 얇게 만들어진 블랙 아이스 탓이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운전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상황을 눈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블랙 아이스가 형성된 도로에서 큰 사고가 발생한다. 폭설이 예상되거나 내릴 경우 운전자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서행을 통해 사고 위험성을 낮추는 행동을 한다.

또한 빠른 제설작업을 통해 수도권 지역에서는 폭설로 인한 통행의 불편함이 적은 것도 사실이다. 눈이 내린 경우 시각적으로 도로에 쌓인 눈을 확인할 수 있어 운전자가 안전운전에 유의하는 것과 달리 블랙 아이스는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워 예고 없이 사고를 일으킨다.

블랙 아이스를 '도로 위 지뢰'라고 불리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블랙 아이스는 도로에 스며든 물이 새벽 추위에 얼면서 만들어진다. 도로 위 수분의 원인으로는 새벽녘 이슬이 도로에 머물거나 빗물 관로가 막혀 넘친 빗물이 도로에 스며드는 등 원인은 다양하다.

블랙 아이스는 운전자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눈길보다 미끄러운 빙판길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도로 표면의 온도가 낮고 습도가 높은 다리, 고가도로 터널, 그늘진 도로를 새벽이나 이른 아침 이동할 경우에는 서행이 필수다.

특히 0℃에 가까운 기온에서 비가 내리는 상황을 주의해야 하는데, 밤안개나 이슬비와 같은 상황이 비가 많이 내리는 경우보다 위험할 수 있다. 노면 위에 가벼운 습기는 차가운 아스팔트로 인해 쉽게 얼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겨울철 눈보다 비가 위험할 수 있다.

블랙 아이스에 대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운전자가 블랙 아이스 사고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운전시 외기 온도를 확인하는 일이다. 차량내 공조장치에는 외부 기온이 표시되는데, 최근 출시된 차량은 3~5℃ 이하에서 눈꽃 모양 경고등을 띄우기도 한다.

블랙 아이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대비책은 서행이다.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상황에서는 전방 차량을 통한 노면 예측이 어려워 규정 속도보다 속도를 20% 가량 줄이는 서행 운전이 필요하다. 또한 앞차와의 안전거리를 평소보다 길게 확보해야 한다.

본인 차량의 타이어 사양을 확인하는 것도 필요한데, 수입차나 고급차에 출고용으로 장착되는 타이어 중 여름용 타이어는 차가운 노면에서 접지력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다. 겨울용 타이어를 장착하면 접지력 저하를 줄일 수 있다. 사륜구동에 대한 자만도 금물이다.

사륜구동 차량의 주행 안정성을 맹신하는 운전자가 간혹 있는데 아주 위험한 생각이다. 상시 사륜구동 차량의 안정감과 주행성능은 어디까지나 노면 접지력이 확보된 상황에서다. 겨울용 타이어와 사륜구동 조합이 가장 안전하나 미끄러지지 않는 상황에 한정된다.

이한승 기자 〈탑라이더 hslee@top-rid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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