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블랙 3.5T AWD를 시승했다. G80 블랙은 G90 블랙, GV80 블랙, GV80 쿠페 블랙에 이은 제네시스의 4번째 블랙 모델로, 컬러와 구성만으로 G80의 분위기를 젊은 감각으로 바꿔놨다. G70의 업데이트가 늦어지는 상황에서, 3040 소비자들에도 만족할만한 선택지로 생각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에게 G80은 브랜드의 시작과도 같은 모델이다. 현재 판매되는 모델은 코드명 RG3로 1세대 BH, 2세대 DH를 잇는 3세대 G80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시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스마트스트림 가솔린 엔진 개발과 기존 G80의 인기로 GV80이 먼저 출시됐다.
G80 블랙은 G80 부분변경 기반의 스페셜 모델로, 2025년 1월 출시됐다. G80 블랙의 가격은 2.5T 8149만원, 3.5T 8573만원으로 G80 2.5T 기본형이 5899만원임을 고려하면 가격차이가 상당하다. 풀패키지 모델로, 옵션을 따져볼 필요가 없다. 참고로 G90 롱휠베이스 블랙은 1억7377만원이다.
G80 블랙의 외관 디자인은 5년여가 지난 현재에도 세련된 분위기다. 2023년 12월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그릴과 램프류, 범퍼 디자인이 달라졌는데, 블랙 마감으로 부분변경시 달라진 부분들이 희석되는 느낌도 있다. 다른 파츠를 블랙으로 통일시킨 점과 젊어진 분위기는 높게 평가된다.
세계적으로 크롬 파츠를 줄이는 분위기에는 크롬 생산시 발생되는 환경오염 문제가 큰 이유 중 하나다. 부분변경시 OLED 패널과 함께 달라진 실내는 여전히 만족스럽다. 블랙만으로 실내를 구성할 경우 소재의 고급감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데, G80 블랙은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전한다.
G80 블랙 3.5T AWD는 3.5리터 V6 가솔린 터보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 AWD 사륜구동 조합으로 최고출력 380마력(5800rpm), 최대토크 54.0kgm(1300-4500rpm)를 발휘한다. 공차중량 2005kg, 복합연비 8.2km/ℓ(도심 7.1, 고속 10.2)다. 연료탱크는 3.5T(73리터), 2.5T(65리터)로 차이가 있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안정적이다. 개발시부터 유럽 비즈니스 세단의 저중심 경량화 설계를 도입해 유럽산 경쟁차, 벤츠 E클래스나 BMW 5시리즈의 구성과 유사하다. 다만 G80은 2열 거주성과 승차감에서 반등급 높은 세그먼트를 겨냥하고 있어 실내공간이 여유로운 편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가파르게 기울어진 A필러와 대시보드 쪽으로 당겨진 설계로 인해 1열 헤드룸이 부족한데, 덩치가 큰 운전자라면 불편할 수 있다. 반면 2열 공간은 등받이가 세워진 상태에서도 안락하다. 글로벌 경쟁차와 비교해도 2열 거주성에서는 G80의 만족도가 압도적으로 높다.
일상주행에서의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부분변경과 연식변경을 거치며 서스펜션 셋업이 일부 달라졌는데, 승차감 특성을 강화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엔진이나 변속기로부터 만들어지는 소음과 진동이 거의 전달되지 않는데, G80의 NVH 성능은 유럽산 플래그십 세단과 유사하다.
G80 구매시 2.5T의 선택이 많은데, 세금과 초기비용을 제외하면 3.5T의 상품성이 높다. 전 구간에서 여유로운 파워를 보이며, 2.5T와 실연비 차이도 크지 않다. 다만 적극적인 주행에서 빠르게 속도를 높여가는 것과 달리, 고회전, 고출력 영역에서의 짜릿함은 기존 3.3T 보다 줄었다.
스포츠 패키지 기준 코너링에서의 움직임은 후륜조향이 지원되고부터 타이어에 주는 부담이 줄었다. e-LSD 적용으로 탈출시 보다 적극적으로 출력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본격적인 스포츠 성향보다는 무난함이 강조되는데, G70의 스포츠 성향과 G80의 쇼퍼드리븐 특성은 차이가 크다.
제네시스 G80 블랙 3.5T AWD는 국산차로는 가격이 상당히 높게 느껴지지만, 출력과 구성을 고려하면 수입 경쟁차 대비 여전히 2천만원 이상 저렴하다. G80의 높은 완성도와 고급감, 주행시 낮은 피로감, 우수한 2열 거주성을 고려하면 고소득 3040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선택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