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60 부분변경, GV60 퍼포먼스 AWD를 시승했다. GV60은 제네시스 유일의 전용 전기차로,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배터리 용량 확대를 통한 주행거리 증대와 함께 고급감이 향상됐다. 내장 컬러의 매치와 고급감은 양산 전기차는 물론, 제네시스 라인업에서도 우수한 편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모델 라인업에 대한 페이스리프트를 대부분 끝냈다. 라인업별 출시 시점을 살펴보면 G70(2017년9월, FL 2020년10월), GV80(2020년1월), G80(2020년3월), GV70(2020년12월), GV60(2021년9월), G90(2021년12월), 하반기 G90 페이스리프트와 G70의 존립만 남았다.
2015년 11월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시 2020년까지 완성할 6종의 신차 라인업을 발표했는데, 현재 라인업과 비교하면 스포츠 쿠페가 출시되지 않았고, 전기차 GV60이 새롭게 더해졌다. 계획됐던 친환경, 고성능 파생모델로는 하반기 GV60 마그마, 2026년 하이브리드, EREV가 선보인다.
GV60 부분변경은 지난 3월 출시됐다. 램프류 디자인 변화와 84kWh 용량 4세대 배터리, 승차감 개선, 사운드 개선, 27인치 와이드 디스플레이, 그리고 프러시안 블루/스카이 블루 투톤, 파인 그로브 그린/골드코스트 옐로우 투톤, 갤럭시 블랙/아쿠아 그린 투톤의 내장 컬러 조합이 추가됐다.
전면부 디자인은 범퍼와 헤드램프 광원의 교체만으로 날렵한 분위기로 변했다. 후면부는 리어램프의 미묘한 변화, 측면부에서는 휠 하우스 클래딩을 보디컬러로 변경하고, 신규 휠이 적용됐다. 실내는 스티어링 휠과 OLED 디스플레이의 디자인 변화로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했다.
GV60의 차체는 전장 4545mm, 전폭 1890mm, 전고 1580mm, 휠베이스 2900mm로 기아 EV6와 동일한 휠베이스를 지니면서 전장은 150mm 짧다. 때문에 넓은 실내공간과 함께 악동같은 이미지가 함께 전달된다. 하이드로 부싱, 쇽업쇼버 자유도 확대 등 승차감 향상이 변화의 방향이다.
GV60 퍼포먼스 AWD에는 전후륜에 160kW(217마력) 동일한 전기모터가 탑재돼 부스트 모드시 최고출력 360kW(489마력), 최대토크 700Nm(71.4kgm)를 발휘한다. 84kWh 4세대 배터리가 적용되며, 공차중량 2190kg, 주행거리 382km, 복합전비 4.0km/kWh(도심 4.3, 고속 3.6)다.
운전석에서의 시야 확보는 좋은 편이다. 짧은 보닛과 전고가 높은 캐빈룸은 개방감과 거주성 모두 만족시킨다. 내연기관차 기반 전기차와 달리 바닥도 높게 느껴지지 않는다. 제조사는 준준형 SUV 전기차라고 표현하지만, 실제로는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레이아웃과 구성이 전달된다.
일상주행에서는 승차감과 정숙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흡차음재와 댐퍼의 변화는 물론 기본적인 셋업도 일부 변경된 모습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은 고속에서도 이어지는데, 굽은 길을 달리면 날카롭게 코너를 파고드는 차의 성격과는 다르게, 서스펜션은 롤을 다소 많이 허용하는 편이다.
개별 설정에서 서스펜션만 스포츠에 두고 타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적극적인 가감속에서는 숨겨진 차의 스포츠성이 드러난다. 스포츠 모드에서 회생제동 단계를 높이고 가속페달을 거칠게 다루면 때로는 G70 보다 날카롭고 스포티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OE 타이어 그립은 다소 아쉽다.
코너링에서는 무거운 차체와는 달리 코너를 향해 머리를 파고드는 성향도 보이는데, 퍼포먼스 AWD 선택시 적용되는 e-LSD가 제대로 동작한다. 평소에는 가족을 위한 패밀리카로, 때로는 아빠의 장난감으로서의 역할도 충분히 가능한 구성이다. GV60 마그마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다시 일상주행으로 돌아와 고급스러운 실내 분위기에서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만들어내는 음악을 들으면 영락없는 럭셔리카다. 스타팅 가격이 6490만원, 시승차 수준의 옵션을 갖추려면 2240만원을 더해 8천만원을 넘어선다. 모델명과 달리 실제 구입가는 G80이나 GV70 보다 비싸다.
제네시스 GV60 스탠다드 2WD에 시그니쳐 디자인 셀렉션2와 뱅앤올룹슨 사운드, 비전 루프를 더하면 7040만원인데, 해당 구성이 6천만원이라면 GV60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는 성장하는데, 제네시스만 다른 길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