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씰(SEAL) 다이내믹 AWD를 시승했다. 용인 스피드웨이 서킷에서 씰은 전고 1460mm의 낮고 견고한 차체와 썸머 타이어를 통해 민첩한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다. 직접 경쟁차는 테슬라 모델3 하이랜드 RWD, 사륜구동과 대용량 배터리팩, 빠른 가속력을 지니고도 저렴하다.
씰은 BYD가 올해 선보일 전기차 3종 중 유일한 세단형 모델로, 셀투보디(CTB) 플랫폼을 통한 낮은 무게중심의 세단형 디자인이 특징이다. 배터리를 바닥에 위치시키는 전기차 특성상, 현재까지 전형적인 세단형 전기차는 많지 않은데, 테슬라 모델3, 포르쉐 타이칸, G80 전기차가 떠오른다.
BYD코리아는 7월 씰 AWD를 출시하고, 하반기 씰 RWD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씰 AWD의 가격은 4690만원, 예상보다 300만원 가량 저렴하다. 때문에 씰 RWD는 3999만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모델3 RWD 5199만원, 롱레인지 AWD 5999만원과 비교시 1200~1300만원 저렴하다.
씰의 차체 크기는 전장 4800mm(+80), 전폭 1875mm(-60), 전고 1460mm(+20), 휠베이스 2920mm(+45)다. 모델3와 유사한데, 보다 길고 좁다. 이같은 차이는 실내공간에서도 확인되는데, 2열 레그룸과 거주성에서 씰이 앞선다. 트렁크 하단 공간이나 프렁크는 유사한 구성이다.
미디어 시승은 서킷 주행과 간단한 슬라럼, 에버랜드 주변 도로를 주행하는 것으로 구성됐다. 일반적으로 서킷에서의 시승은 주행성능에 대한 자신감 없이는 어려운데, 씰 AWD의 기본적인 특성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타이어는 컨티넨탈 에코콘텍 6Q 235/45R19가 전후륜에 적용된다.
씰 AWD에는 듀얼 전기모터와 82.56kWh LFP 배터리팩을 통해 최고출력 390kW(530마력), 최대토크 670Nm(68.3kgm)를 발휘한다. 전륜 217마력/31.6kgm, 후륜 313마력/36.7kgm 구성이다. 공차중량 2205kg, 전비 4.2km/kWh(도심 4.4, 고속 4.0), 주행거리 407km(저온 371km)다.
제원상 수치는 BMW M3(530마력, 0-100km/h 3.5초)와 유사하고, 모델3 롱레인지(490마력, 4.4초)를 앞선다. 고속 충방전이 불리한 LFP 배터리 전기차로는 인상적인 수치다. 실제 주행에서는 풀가속과 일반적인 가속에서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일상 가속에서는 200마력 후반으로 느껴진다.
반면 530마력은 풀가속에서 반템포 이후 본격적으로 표출된다. 순간적인 가속 반응은 NCM 등 삼원계 전기차와 차이가 있다. 지속적인 가속에서는 안정적이면서 빠른 가속이 이어진다. 비가 내리는 상황에서의 주행이지만 휠하우스 물 튀는 소리 등 실내로 전달되는 소음은 적은 편이다.
코너링에서는 롤을 허용하지만 범위가 크지 않다. 낮은 중심의 세단형 차체가 갖는 강점이다. 그럼에도 기본적인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주파수 가변 댐핑(FSD) 기술이 적용됐는데, 액티언 하이브리드에서 설명한 그것과 유사하다. 빠른 충격과 느린 요철에서의 대응을 댐퍼가 달리한다.
씰 AWD에는 지능형 토크 적응 제어(iTAC)의 구동력 변화로 1차적인 자세 제어를 하는데, 한계 내에서는 트랙션 컨트롤의 개입 없이 대부분을 소화한다. 반면 한계를 벗어난 움직임은 ESC가 개입하는데, 평범한 수준이다. 타이어 단면폭 235mm는 씰의 퍼포먼스를 받아주기에 부족하다.
인상적인 부분은 일상주행 영역이다. 기본적으로 부드러운 승차감을 확보했는데, 견고한 차체강성을 지녔음에도 뻣뻣하지 않고, 부싱과 댐퍼 등 서스펜션 셋업이 조화롭다. 이 정도 완성도라면 내연기관 기반의 중형세단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다. 씰 싱글모터가 기대되는 이유다.
ADAS 시스템의 차간거리 유지나 차로유지도 안정적으로 동작한다. 1열은 물론 2열 시트의 안락함은 BYD가 의외로 잘하는 부분이다. 송풍방향을 모니터에서 터치로 조절하는 점은 테슬라나 타이칸과 유사하다. 775W 다인 오디오는 예전 볼보가 사용했던 브랜드로 좋은 소리를 들려준다.
씰 AWD의 완성도는 먼저 출시한 아토3와는 다른 모습이다. 표면적으로는 테슬라 모델3의 대체재로 보이지만, 씰 RWD를 4천만원 미만으로 출시하면 국산 중형세단과도 경쟁 구도에 놓인다. 많은 소비자들이 2~3년 후 다음 차로 전기차를 고려하는 것을 미뤄볼때, 잠재력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