랜드로버 디펜더 옥타를 시승했다. 옥타(OCTA)는 디펜더의 635마력 최상위 퍼포먼스 모델로 온로드는 물론 오프로드까지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28mm 높은 지상고와 68mm 확대된 전폭을 통해 디펜더와는 차별화된 외관을 보여주며, 6D 서스펜션을 통해 주행성능을 끌어올렸다.
랜드로버코리아는 지난 5월 올 뉴 디펜더 옥타를 국내에 선보였다. 랜드로버는 디펜더 옥타를 디펜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극한의 주행환경까지 고려한 모델로, 디펜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현대적 감각으로 완성한 온오프로드 퍼포먼스 마스터라고 정의한다.
차별화된 포인트로는 4.4리터 V8 터보 마일드 하이브리드 엔진, 최대 1m 깊이의 도강 성능, 디펜더 최초로 적용된 유압식 인터링크 6D 다이내믹스 서스펜션(세미 액티브 댐퍼 포함), 오버 펜더와 확대된 휠 트래블, 오프로드 전용 옥타 모드, 오프로드 런치 모드, 전용 ABS 셋업이 포함된다.
디펜더 옥타는 고성능 SUV가 넘쳐나는 시대에 독특한 컨셉트로 만들어졌다. 본격적인 오프로드 퍼포먼스 주행을 위함인데, 고성능 SUV의 특징인 낮아진 지상고나 그립이 좋은 서머 타이어 구성과는 달리 최저지상고를 높이고, 피렐리 스콜피온 AS 플러스 3라는 올시즌 타이어가 기본이다.
외관 디자인은 디펜더 110과는 다른 분위기를 전한다. 먼저 높아진 지상고를 통해 흡사 오프로드 튜닝을 거친 모습인데, 전고 1995mm(+28), 최저지상고 246mm(+28)가 높아졌다. 오프로드 모드에서의 지상고는 320mm(+7)로 차이를 보인다. 도강 깊이에서도 1000mm(+100)로 확대됐다.
여기에 오버 펜더를 적용해 전폭은 2064mm(+68)이다. 늘어난 전폭은 전후륜 윤거의 확대로 이어져 와이드한 스탠스를 보여준다. 페트라 코퍼 프리미엄 메탈릭 외장 컬러와 22인치 스타일 7026 알로이 휠은 차체 곳곳의 코퍼 디테일과 어울림이 좋다. 노출형 견인 고리도 멋스럽다.
실내는 디펜더 110 대비 고급감을 높였다. 대시보드 상단부를 비롯해 곳곳에 가죽 커버링을 늘렸다. 시승차는 번트 시에나/에보니 천공 세미 아닐린 가죽&크바드라트 시트 및 에보니 인테리어인데, 옥타를 구입한다면 시승차와 동일한 내외장 구성을 추천한다. 가격은 2억2487만원이다.
디펜더 옥타에는 4.4리터 V8 가솔린 터보엔진과 ZF 8단 자동변속기, AWD 사륜구동 시스템이 조합돼 최고출력 635마력, 최대토크 76.5kgm(1800-5855rpm), 100km/h 정지가속 4초, 최고속도 250km/h다. 공차중량 2665kg, 275/50R22 타이어, 복합연비 7.0km/ℓ(도심 6.3, 고속 8.1)다.
운전석에서의 시트포지션은 높은 시야에서 오는 만족감이 크다. 비교적 세워진 A필러 등 도심형 SUV와는 다른 구성이다. 기본 차고 외에도 차고를 낮추거나 높이는 것을 버튼으로 선택할 수 있다. 옥타 전용 세미 버킷 시트는 영국차 특유의 고급스러운 가죽과 좋은 지지력을 보여준다.
일상주행에서는 V8 고유의 잔잔한 울림이 인상적이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기본으로, 정차시 매끄럽고 신속한 재시동을 돕는다. 제원상 수치가 익숙한데, BMW M에 적용된 S63 엔진을 사용한다. 다이내믹 모드나 옥타 모드에서는 배기 플립이 열리며 보다 웅장한 사운드를 만든다.
승차감은 부드러운 편이다. 여느 고성능 SUV의 단단한 셋업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고속이나 굽은 길에서 롤과 피칭을 억제하는 능력은 대단히 좋다. 높은 전고와 휠 트래블을 고려하면 신기할 정도다. 타이어 그립이 허용하는 선에서는 날카로운 핸들링 반응도 차이점이다.
풀가속에서는 폭발적인 가속력을 보여준다. 일반적인 고성능 차량이 100km/h 전후에서 실력을 보인다면, 600마력대 차량은 100-200km/h 구간에서 진가를 보인다. 오프로드 성능을 갖춘 고성능 모델이라면 벤츠 G63 AMG와 비교할 수 있는데, 주행안정성 면에서 옥타가 월등히 우수하다.
사운드 시스템은 몰입형 바디 앤 소울 시트가 눈에 띄는 아이템이다. 음원의 중저음이 우퍼와 만들어내는 진동을 시트가 직접 만들어내는 장비로, AI 소프트웨어와 2개의 햅틱 앰프, 등받이 내의 4개의 진동 변환기가 사운드를 진동으로 변환한다. 설정을 통해 켜거나 끄는 것이 가능하다.
디펜더 옥타는 고성능과 고급화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랜드로버 내에서 디펜더는 독특한 캐릭터를 갖지만, 레인지로버 대비 고급감이 떨어지는 것이 불만인 고객과 디펜더의 디자인과 구성이 좋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퍼포먼스가 불만이라면 디펜더 옥타가 모든 것을 만족시킬 수 있다.